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이 반가운 가을이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 위에 부쩍 늘어난 머리카락이나 샤워 후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보면 덜컥 겁이 나곤 합니다. 유독 가을만 되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 ‘가을 탈모’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소중한 머리카락을 지킬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을 탈모, 왜 유독 심해지는 걸까?
전문가들은 가을철 머리 빠짐이 다른 계절에 비해 증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합니다.
1. 모발의 성장 주기 (여름철의 영향)
머리카락은 성장기(자라나는 시기), 퇴행기(성장이 멈추는 시기), 휴지기(빠지는 시기)의 3단계 주기를 반복합니다.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과 높은 온도는 두피를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줍니다. 이 자극으로 인해 ‘성장기’에 있던 모낭 중 일부가 ‘휴지기’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습니다. 휴지기는 약 2~3개월간 지속된 후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여름철에 휴지기로 접어든 모발들이 바로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2. 일조량 감소와 호르몬 변화
가을이 되어 해가 짧아지면 우리 몸의 일조량이 줄어듭니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변화시키고, 일부 연구에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체내에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물질로 변환되는데, 이 DHT가 모낭을 공격하여 탈모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3. 건조한 날씨와 두피 유수분 불균형
가을철의 건조한 대기는 피부뿐만 아니라 두피도 건조하게 만듭니다. 두피가 건조해지면 각질이나 비듬이 생기기 쉽고,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이는 두피 장벽을 약화시키고 모낭의 건강 상태를 나쁘게 만들어, 건강한 모발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고 기존 모발의 탈락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 현상 vs. 진짜 탈모, 구분하는 법
가을철에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조금 더 빠지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인 계절성 탈모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만성적인 탈모 질환의 시작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자가 진단 기준: 하루 100가닥
보통 건강한 사람도 하루에 약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 범위로 봅니다. 가을철에는 이 수치가 일시적으로 150개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양이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가 2~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계절성 탈모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성 탈모의 신호
계절성 탈모는 머리 전체에서 비교적 고르게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남성형 또는 여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는 특정한 패턴을 보입니다. 남성의 경우 M자 이마 라인이 뒤로 후퇴하거나 정수리 부분이 휑해지는 패턴을 보이며, 여성의 경우 가르마 라인을 중심으로 머리숱이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빠지는 머리카락이 유독 가늘고 힘이 없다면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가을철 두피 건강을 지키는 생활 관리법
가을 탈모를 예방하고 건강한 두피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상 속 작은 습관이 중요합니다.
1. 올바른 머리 감기 (저녁 샴푸)
하루 동안 두피에 쌓인 피지, 먼지, 스타일링 제품 잔여물 등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급적 외출 후 저녁에 머리를 감아 두피가 숨 쉴 수 있는 청결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샴푸 시에는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샴푸 거품을 충분히 낸 뒤 손가락 끝 지문 부분으로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문지릅니다. 헹굴 때는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헹궈내야 합니다.
2. 두피까지 완벽하게 말리기
머리를 감은 후에는 두피까지 완벽하게 말려야 합니다. 젖은 상태로 방치하면 습한 환경에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이는 두피 트러블과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드라이기 사용 시에는 뜨거운 바람보다는 찬 바람이나 미지근한 바람으로 두피 속부터 꼼꼼히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3.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모발의 주성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모발을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입니다. 콩, 두부, 계란, 생선, 살코기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비오틴, 아연, 철분,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풍부한 견과류, 해조류(미역, 다시마), 녹황색 채소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는 세포가 재생되고 모발이 성장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깊은 잠을 자는 것이 두피 건강과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두피로 가는 혈류량을 줄여 모발에 영양 공급을 방해하므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자가 관리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 탈모 증상이 지속되거나, 특정 부위의 모발이 집중적으로 빠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피부과를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탈모는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가 필요하다면, 관련 공식 기관의 정보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을철 일시적인 머리 빠짐에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오늘 알려드린 건강한 두피 관리법을 실천하여 풍성한 모발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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